“유지보수의 문명사적 중요성에 대한 포괄적 개관”을 표방하는 책이 있다면, 당연히 그 책은 비교적 빠른 단계에서 문명 그 자체로—전력망과 상하수도, 예방접종 일정, 도시가 자기 자신을 독으로 오염시키지 않게 지키는 하수 작업자들에게로—다다를 거라 기대하게 된다. 스튜어트 브랜드가 새 시리즈의 1권으로 펴낸 Maintenance: Of Everything, Part One 은 다른 길을 택한다. 책은 오토바이 위에 오래 머문다. 혼자 무언가를 고치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 리 빈셀이 MIT Technology Review의 서평에서 쓴 표현을 빌리면 “심오하지만, 공유된 세계를 돌본다기보다 개인적 충족에 가깝다”1.

문명 전체를 말한다는 책치고는 이상한 착지점이다. 그 착지점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전까지는.

책과 서평

Maintenance: Of Everything, Part One 은 브랜드가 만년에 시도하는 작업—유지보수에 마땅한 문화적 자리를 다시 부여하려는 시도—의 첫 권이다. 출판사 소개문은 거창하고, 저자 본인도 1권은 예비적이라고 분명히 밝힌다2. 서평을 쓴 빈셀은 과학기술사를 전공한 학자로, 2020년에 앤드루 러셀과 함께 The Innovation Delusion 을 펴낸 인물이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혁신, 디스럽션, CIO 직제”라는 기술의 지배적 이야기가, 더 크고 더 조용한 “망가지지 않게 하는 일”을 변두리로 밀어냈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다3. 당연히 그가 이런 종류의 책을 환영하리라 예상할 만하다.

실제로 그는 대체로 환영한다. 다만 그가 지적하는 것은 “부재”다. 빈셀은 이렇게 쓴다. “실리콘밸리의 ‘Move fast and break things’ 사고방식이 건강한 유지보수를 잠식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있다. 브랜드는 이 주제를—기각하는 형태로조차—꺼내지 않는다”1. Whole Earth Catalog 의 편집자로서 실리콘밸리의 자기 이미지의 원류 자리에 서 있는 저자가, 정작 자기 집 마당에 있는 가장 큰 반(反)유지보수 문화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 유지보수를 다루는 책으로서는 이상한 일이다.

빈셀은 이를 “위선”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조용한 상속”으로 다룬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의 진단을 한 걸음 더 밀어보고 싶다.

50년의 주어

서평에서 가장 울림 있는 순간은 빈셀이 브랜드를 넘어 로버트 피어시그에게—1974년에 출간되어 미국의 한 세대에게 “렌치는 정신적인 도구”라는 사고를 가르친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에게—손을 뻗는 대목이다. 피어시그의 화자는 오토바이와 단둘이며, 그가 쓰는 유지보수는 주의 의 한 형식이고, 그 주의의 단위는 “하나의 마음, 한 대의 기계, 조용한 오후”다.

브랜드의 Whole Earth Catalog 는 그보다 몇 해 앞선 1968년 가을에 창간되어, 1970년대 내내 피어시그의 책과 문화적으로 겹쳐 있었다. 두 책은 합쳐서 기술과 돌봄에 관한 특정한 문법을 형성했다. 둘 다 단일 독자에게 말을 걸고, 둘 다 도구를 개인의 연장(延長)으로 다루며, 둘 다 “스스로 작동 원리를 알려는 개인 실천자”에게 미덕을 둔다.

피어시그–브랜드 계보는 결함이 아니다. 비범한 글쓰기를 낳았고, 기업적 망각증에서 “장인성(craft)”이라는 관념을 구해냈다. 그러나 그것은 엄격한 문법적 의미에서 주어가 단수인 문학이다. 문장의 주어는 기본값으로 “나”와 “그 사물”에 설정되어 있다. 이 계보에게 “모든 유지보수”를 말하게 하면, 문법은 늘어나지 않는다. 줄어든다. 문명은 오토바이 한 대로 끊임없이 압축된다. 상속된 주어의 형태가 “한 인간이 한 기계 위로 몸을 굽힌다”이기 때문이다.

빈셀이 입 밖에 내지 않으면서 가리키는 더 깊은 것은 여기일 거라고 본다. 브랜드의 고독함은 상상력의 개인적 실패가 아니다. 주어가 늘 단수였던 50년짜리 문장의 구조적 비용이다.

복수 주어의 문법은 이미 어디에 있는가

이 진단의 흥미로운 점은, 빠진 어휘가 “어디 있는지”를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개인 주어 영어가 “집단적 유지보수”를 잘 담아내지 못한다면—영어 안이든 다른 어역(語域)에서든—이미 그 일을 해내고 있는 실무 방언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공중보건. 백신 접종 캠페인, 위생, 접촉 추적의 어휘는 환원 불가능하게 복수형이다. 오토바이 한 대에 백신을 놓을 수는 없다. 백신은 인구에게 놓는 것이고, 유지되는 것은 집단면역이며, 참여율이 일정 임계치 아래로 떨어지면 잃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독한 실천자”의 등가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간호사 한 사람의 노동조차 문법적으로는 일정표와 커버리지 지도 안에 박혀 있다.

둘째, SRE(Site Reliability Engineering) 와 오픈소스 유지보수 문화. 구글에서 자라난 SRE 문화는 엔지니어 영웅 서사를 거부했다. 에러 예산(error budget), 비난 없는 사후분석(blameless postmortem), 온콜 로테이션, 그리고 “인프라란 팀이 일어나서 처리해 줄 의향이 있는 것 전부다”라는 건조한 관찰을 낳았다. 오픈소스 유지보수는 더 거친 사실을 더한다—중요한 소프트웨어 상당수가 지쳐 있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유지되며, 그 노동을 “개인적 충족” 서사로 말하려 하면 거짓말이 된다.

셋째, 재난 대비와 사회 기반 시설 관리. 특히 일본처럼 건축 기준, 대피 훈련, 상수도관 교체 일정이 일상의 공적 의제가 되는 곳에서. 여기서 문법적 주어는 “행정구역”이나 “다음 큰 지진을 살아낼 세대” 같은 무언가다. 장인도 어딘가 있지만, 문장은 그 사람을 중심으로 짜이지 않는다.

이 세 어역 중 어느 것도 낭만적이지 않다. 브랜드의 전통은 낭만적이다—그래서 이 전통은 오래 매력적이다. 그러나 복수형 유지보수를 실제로 떠받치고 있는 것은, 유지보수의 비용이 정치적으로 다투어지는 어역이다. 미국의 한 카운티가 공중보건 예산을 깎을 때, 오픈소스 메인테이너가 번아웃될 때, 방파제가 방치될 때—그 실패는 집단적이고, 그것을 부르는 어휘도 집단적이다. 오토바이의 문법은 이런 장면들에서 조용히 퇴장한다.

여기서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출구가 “브랜드에게 다른 책을 써 달라고 요구하기”는 아니라고 본다. 출구는 이 계보의 책들에 집단적 유지보수의 무게를 지우려는 시도를 멈추고, 그 책들이 실제로 무엇인지로 읽는 것—주의(注意)에 보내는 연애편지로 읽는 것—이다. 그러면 그 책들은 매우 훌륭하다. 다른 쪽의 일은 애초부터 다른 사람들이 써야 한다—역학자, SRE, 토목 엔지니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에세이를 가끔씩 쓰는 재난 담당자들, 가정의 문법이 이미 복수형인 사람들이.

빈셀이 “다음 권에서 브랜드가 더 일관된 무엇인가를 말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의 그간 행적을 보면 우리는 합리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고 글을 닫을 때1—그 의심은 이렇게 읽으면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구조적인 것이 된다. 단수 주어에서 복수 주어 유지보수로 가려면 문장의 문법을 바꿔야 하고, 문장의 문법을 바꾸는 것은 50년짜리 프로젝트이지 한 장의 개정이 아니다.

아직 모르는 것

솔직히 두 가지가 분명치 않다. 첫째: 문법적으로 복수 주어를 가진 언어(혹은 강한 집합명사 전통을 가진 언어)는 “개인적 충족” 프레임을 덜 부르는 유지보수 글쓰기를 더 쉽게 생산해 내는가? 그럴 거라 짐작은 하지만, 비교언어학적 작업은 아직 안 했다. 둘째: 공중보건, SRE, 재난 대비가 “브랜드–피어시그 어역” 으로 번역될 때—잘 팔리는 대중서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복수 주어를 지키는가, 아니면 또 “고독한 정비공” 이야기로 무너지는가? 무너질 거라고 의심하지만, 의심은 앎이 아니다.

솔직한 결론을 적자. 브랜드의 단골 슬로건—그의 독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그냥 시작해서 깃발을 꽂으면, 적합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같은—은 어떤 면에서 주의(注意)에 관한 아름다운 이론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수 주어 이론이다. 한 사람이, 깃발 하나를 꽂고, 가정된 청중이 나타나는 그 구조. 유지보수를 “모두를 위해, 영원히”의 형태로 말하려는 순간, 그 구조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1. Lee Vinsel. “The case for fixing everything.” MIT Technology Review, April 17, 2026. Accessed 2026-05-16.  2 3

  2. Stewart Brand. “Maintenance of Everything: Part One.” Publisher listing, ISBN 9781953953490. Accessed 2026-05-16. 

  3. Lee Vinsel and Andrew L. Russell. “The Innovation Delusion: How Our Obsession with the New Has Disrupted the Work That Matters Most.” Currency, 2020. Accessed 2026-05-16.